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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정규 교직원에 “일 안해도 월급 받는다”…결국 사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오늘(15일) SNS에서 시민과 개학을 추가로 늦춰야 하는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규직 교직원을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고 지칭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습니다. 조 교육감은 어제(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는 3월 23일에 개학을 하는 상황인데, 개학을 한 차례 더 연기해야 하는지’ 묻는 글을 올려 시민들과 댓글로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 교육감은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는데 후자에 대해선 개학이 추가로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학교가 휴업했을 땐 일 하지 않고 임금도 받지 않는 비정규직에 대한 생계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였지만, 마치 정규직 교직원은 일하지 않아도 월급을 받아 간다는 의미로 읽히면서 반발이 일었습니다. 시민들은 “교육감님이 교사들을 보고 있는 시선이 어떤지 정말 잘 알 수 있는 단어 선택이다”, “바쁘게 학교에서 일하는 많은 교사들을 힘 빠지게 한다” 등의 댓글을 달며 조 교육감의 발언을 비난했습니다. 그러자 조 교육감은 다시 “결코 ‘교사 대 비교사’의 구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학교에도 교사만 있는 것이 아니고, 행정실의 일반직 공무원도 있고, 공무직도 있고, 방과 후 강사도 있고, 보결 강사도 있고, 일용직도 있고 하니까, 이런 부분에 대한 특별지원에 대해서 우리가 관심을 갖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실언이라는 지적이 계속되자 조 교육감은 “댓글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표현을 쓴 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개학 연기를 두고 조정돼야 할 여러 사안을 두고 고민하다가 나온 제 불찰”이라고 사과글을 게시했습니다. 이어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모든 교육공동체 여러분들께서 애를 쓰고 계신데, 그 와중에도 소외되거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이었다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국가적 대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급식조리원 등 ‘방학 중 비근무자’에게 근로기준법상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교육 당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방학 중 비근무자는 서울에만 1만여 명, 전국적으론 10만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신입 쿠팡맨 새벽근무 중 사망…노조 측 “배송물량 너무 많았다”

사진 쿠팡.

신종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택배물량이 급증한 가운데 온라인 쇼핑몰 ‘쿠팡’ 소속 배송노동자가 근무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에 따르면 입사 4주차였던 40대 비정규직 배송노동자 A(46)씨는 지난 12일 새벽 경기 안산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씨는 건물 4층과 5층 사이에서 심정지 상태로 쓰러진 채 동료에게 발견됐다. A씨의 동료는 회사관리시스템에서 A씨가 장시간 배송 작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자 회사의 지시에 따라 A씨의 마지막 배송지인 해당 빌라를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A씨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과로한 것이 사망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시간당 20가구 정도 배달을 한 것 같은데 조합원들이 하는 이야기로는 말도 안되는 물량이라고 한다”며 “야간에 일하면 쉬지도 못하고 비정규직이니 눈치를 보고 휴게시간도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쿠팡 측은 “사망 원인은 경찰이 조사 중인 상황”이라며 “불의의 일을 겪으신 유족을 위로하고 지원해드리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선 “쿠팡은 입사 3개월까지는 트레이닝 기간으로 원래 쿠팡맨 업무의 50%를 시키고 있다”며 “법정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모두 지키고 있고 코로나19로 물량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일반인 배송인 쿠팡 플렉스를 통해 3배 정도 인력을 충원해서 물량을 처리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독일도 문닫아…”프랑스·오스트리아·스위스 국경 통제”(종합)

“통근자·물자 이동은 가능”…사실상 독일 인접국 국경 대부분 폐쇄돼

ㅊ덴마크 측의 독일 국경 폐쇄 작업 [EPA=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와의 국경을 통제하기로 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13일 회의를 하고 이같이 사실상 국경 폐쇄 결정을 내렸다고 일간 빌트와 쥐트도이체차이퉁, AFP 통신 등이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를 오가는 통근자들과 물자는 국경 통과가 가능하다. 독일은 이날 오전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측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이 문제를 협의했다. 회의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州) 총리,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독일은 또 덴마크 국경에 대해서도 폐쇄하기로 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덴마크 정부가 지난 13일 이미 독일 국경으로부터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내린 상황에서 독일 측에서도 같은 조처를 한 셈이다. 앞서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 체코도 먼저 독일과의 국경을 폐쇄했다. 이들 국가와도 물자 이동은 여전히 가능하다.

국경이 폐쇄된 폴란드와 독일 국경에서 폴란드 측이 차량 진입을 막고 있는 모습 [dpa=연합뉴스]

사실상 독일 인접국의 국경이 모두 물자 이동과 최소한의 인력 이동을 제외하고는 폐쇄된 셈이다.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고 인접국에서 독일로 넘어와 사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조처를 내렸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독일 정부는 최근까지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유럽연합(EU) 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국경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해 확산 통제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원칙을 뒤엎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독일 및 프랑스 언론보도와 관련해 프랑스 내무부 관계자는 AFP 통신에 “우리는 사람과 물자의 통행을 허용하는 한편으로 국경 간 이동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제한할 것”이라고 말해 온도 차를 보였다. 이와 함께 독일 국영 철도회사인 도이체반(DB)은 승객 감소로 기차 운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각국의 국경 봉쇄가 잇따르면서 해외에 있는 독일 거주자들을 데려오기 위한 조치도 나오고 있다. 독일 국적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카리브해 지역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 휴가를 가 있는 독일 거주민을 데려오기 위해 오는 18일까지 15편의 추가 항공편을 마련했다. 독일 당국은 또 독일, 벨기에와의 노선 운영을 중단한 모로코 당국과 남아있는 자국민을 데려오기 위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각 주에서 상점 운영 제한 조치도 계속 나오고 있다. 베를린이 전날부터 클럽과 술집, 영화관 등 공공장소에 대해 운영을 금지하도록 조치한 데 이어 바이에른주, 함부르크도 이날 유사한 조치를 내리는 등 독일 전역에서 멈춰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음식점 문은 열도록 했으나, 테이블 간 간격을 1.5m 이상으로 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독일 북부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는 발트해 섬에 관광객의 출입을 막기로 했다

대통령 한마디에 증시 요동, 나온 대책은 공매도 금지뿐

코스피 장중 8% 폭락, 19년만에 ‘서킷브레이커’ 20분 거래중단 경제팀 긴급소집 후 연기금 대량매수 나서자 급격히 낙폭 줄여 증권가 “금융위기땐 주가 반토막, 코스피 최악 시나리오는 1100”

코로나 쇼크가 한국 증시를 역대 최악의 한 주로 몰아넣었다. 1조원이 넘는 역대급 외국인 매물 폭탄이 이틀이나 쏟아지면서 이번 주에만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이 223조원 증발했다. 주간 단위의 시가총액 감소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아침부터 크게 요동쳤다. 이날 외국인은 작심한 듯 1조1650억원어치 대량 매물을 쏟아내면서 공포심을 자극했다. 외국인은 지난 9일 사상 최대 순매도(1조3125억원)에 이어 한 주 동안에만 두 차례나 1조원 넘게 한국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코스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장중에 8% 빠지면서 4만6850원까지 내려앉는 등 이날 오전에만 코스피 전체 2300여개 종목 중 2200여개 종목이 무더기로 하락했다.

급기야 오전 10시 43분에는 코스피지수가 8% 넘게 하락하면서 1690선이 무너졌다. 거래소는 프로그램 매매 거래를 5분간 중지시키는 ‘사이드카’에 이어 주식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했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미국의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앞서 코스닥 지수도 개장과 동시에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세트로 발동됐지만 추락을 막진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13%대 폭락세를 보이면서 487선까지 주저앉았다. 2013년 12월 20일(483.84) 이후 최저치다

◇연기금 5700억원 실탄으로 낙폭 축소

주가 급락으로 한국 증시가 시퍼렇게 물든(파란색은 주가 하락 표시) 이날 오전 10시 30분,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팀을 청와대로 긴급 소집했다. 문 대통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게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비상 경제 시국”이라면서 “전례 없는 대책을 만들어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의 회의 소집이 있은 지 두어 시간 뒤인 오후 1시 30분, 금융시장 그래프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1225원 위로 치솟아 장중 기준으로 4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던 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상승 폭을 줄였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의 구두 개입뿐만 아니라 실제 달러를 풀어 환율을 안정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중 한때 8.4%까지 폭락했던 코스피지수도 이 시점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해 오후 2시 넘어서는 낙폭을 -1.4%까지 줄였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5700억원 넘게 사들이면서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이날 연기금이 외국인 투매 물량을 받아내느라 소진한 실탄은 지난 2008년 10월 27일(5397억원) 이후 최대였다. 코스피 시장에선 주가 급락을 투자 기회로 판단한 개인들의 투자금이 4500억원 넘게 유입됐다. 우군들이 등장한 덕분에 큰 폭으로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3.43% 하락한 1771.44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오후 들어 개인들의 투매가 진정되면서 7% 하락한 524에 장을 마쳤다. 한화운용 유비 팀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일본·호주 등 각국 부양책 발표와 코로나 19 백신 기대감 등이 전해지면서 낙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증권가 “코스피 1100 갈 수도” 이날 패닉에 빠졌던 국내 증시는 대통령의 긴급 소집 회의 이후 연기금이 등판하면서 다소 진정됐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전염병 사태가 금융 위기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해야 한다는 비관적인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SK증권은 13일 “일반적으로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주가는 -50% 수준까지 급락한다”며 “올해 코스피 최고점이 2267이었는데 이를 적용하면 1100 수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우한 코로나 감염 공포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번지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코스피 바닥을 1600선으로 전망했다.

한번도 경험못한 위기 닥쳤는데… 경제사령탑이 안보인다

1998년 외환위기, 이규성·이헌재·전철환 원팀돼 과감한 개혁 2008년 금융위기, 강만수·전광우·이성태 美中日 통화 스와프 前 경제관료들 “대책반 꾸려 위기체제 전환, 강력한 리더십 필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각을 세워 거취 문제가 불거졌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하루 만인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에 그대로 물러섰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홍남기 부총리에게 “지금까지도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잘해 달라”고 하자, 홍 부총리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경 확대안에 반대하는 취지의 글을 올린 지 하루도 되지 않아 홍 부총리가 사실상 문 대통령에게 ‘충성 맹세’를 한 것이다. 결국 기재부는 여당에서 요구하는 추경안 확대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돈을 풀어야 한다는 정치권의 논리가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경제 논리를 덮어버린 셈이다. 위중한 경제 위기가 닥쳐오는데 마스크 대책에 허둥댔던 홍 부총리가 이번에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 부처들이 머리를 맞대 국난급 경제 위기를 극복한 과거 경제팀에 비해 이번 홍남기 경제팀은 당·청에 휘둘리며 갈팡질팡한다는 비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원 팀으로 위기 극복한 과거 경제팀

관가 안팎에서는 과거 1998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금융 위기 때 경제수장이 리더십을 발휘하던 것과 이번 위기의 부총리 처신이 비교되고 있다. 1998년 IMF 외환 위기 당시 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호흡을 맞춰 위기를 헤쳐나갔다. 지금으로 따지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경제 관료와 경제 전문가가 한 팀을 이뤄 경제 위기에 맞섰다. 이들은 과도한 빚과 투자로 어려워진 기업과 은행들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했다. 일각에선 대기업과 대형은행들을 무리하게 정리했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위기를 벗어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엔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광우 금융위원장,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팀을 이뤘다. 이들은 미국·일본·중국과 통화 스와프(맞교환)를 성사시키며 흑자를 내고도 도산할 수 있었던 위기를 넘겼다. 당시 이성태 총재는 한은 독립성을 주장하며 강만수 장관과 충돌했지만 결국 위기 앞에 대승적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2008년 10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대폭 인하하는 등 금리를 6차례 인하하며, 5.25%에서 2%로 대폭 낮췄다. 당시 위기 앞에 섰던 김대중·이명박 대통령은 경제팀을 신뢰하고 힘을 실어줘 과감하게 위기를 돌파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관료들은 힘을 합쳐 소신껏 일해야 하고 정치권의 간섭은 되도록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반 꾸려 종합 대책 내놔야 전직 고위 경제관료들은 한시바삐 위기관리 체제로 국정을 대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외환 위기 징비록을 쓴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대책반을 꾸려 금융시장별·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 이사장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재정을 엄청나게 쏟아붓고 있다”며 “앞으로 독자적인 방어 능력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기축통화 국가가 아닌 우리로선 외환 문제가 가장 중요하며 통화 스와프 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위기 때도 한국은행이 미 연준과 300억달러 규모 통화 스와프를 맺어 한도 내에서 언제든 원화를 달러로 바꿔올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을 긴급 방어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한시 조치였다. 현재는 캐나다·중국·스위스·호주·말레이시아 등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고 있지만,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와는 스와프 안전판이 없는 상태다. 또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시장안정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전직 고위 경제관료는 “지금 홍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이 할 일은 패닉에 빠진 금융시장을 진정시키는 것”이라며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경제팀을 모아 비상경제대책회의라도 열고 시장을 향해 ‘몇 달이고 버텨 달라’고 호소하며 자신감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전략적인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 위기 등 전례에 비춰볼 때 지금 시장 상황은 시작에 불과하며 긴 호흡이 필요하다”면서 “경제부총리와 금융위원장, 한은 총재가 팀을 꾸려 수시로 소통하면서 시나리오별로 종합 대책을 세워놔야 한다”고 권고했다.

주가 추락때 금값 하락 기현상… 전세계 “믿을건 달러뿐”

코로나 공포에… 안전자산 金·채권까지 팔아 현금화 “일단 불확실성은 피하고 보자”… 超안전자산인 달러에 돈 몰려 생산·소비 등 실물 충격이 금융위기로 번질 우려에 금융株 폭락 美전문가들 “금세기 가장 심각한 위기… 아직 중간밖에 안 왔다” 우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세계 증시를 덮쳐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안전 자산으로 인식돼 온 금이나 채권까지 팔아치우는 보기 드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불확실성을 피하고 보자는 투자 심리가 작용해 안전자산까지 투매(投賣)하는 것이다. 주식과 채권, 금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 ‘묻지 마 팔자’로 생긴 현금은 ‘초(超)안전 자산’인 달러에 몰리고 있다. 미국 TD 증권의 프리야 미스라 연구원은 “위기에서는 팔고 싶은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팔아야 한다”며 “지금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공포는 가장 먼저 금융주 주가 폭락으로 나타났다. 우한 코로나로 발생한 생산·소비 등 실물의 충격이 금융 위기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들의 주가는 지난달 19일 이후 지난 12일까지 37% 정도 급락했다. ◇안전 자산 가격까지 하락하는 패닉 장세 금 가격(뉴욕상품거래소 선물 기준)은 13일 온스(28.3g)당 1587.7달러로 미국 증시가 7% 이상 폭락했던 지난 9일 ‘블랙 먼데이’ 이후에만 5.5%(93달러) 떨어졌다. 금값은 2018년 9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40% 가깝게 올랐는데, 단기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의 국채 금리는 올랐다. 국채값이 떨어지면 반대로 국채 금리는 오른다. 이에 따라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9일 연 -0.387%에서 -0.112%로 0.275%포인트 올랐다. 영국 국채 금리도 같은 기간 0.1%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코로나 불안감도 있지만, 향후 각국 정부가 재정 확장 정책을 펴려면 국채를 대거 발행해야 하므로 국채 물량 급증에 따른 가격 하락을 예상해 투자자들이 채권을 판 것으로 해석된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위험 자산인 주식과 안전 자산인 채권이 동시에 가격 하락을 겪는 위기 상황을 처음 본다”며 “돈이 증시에서 채권시장으로 옮아갈 새도 없을 정도로 주식시장이 매우 급속하게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반면 달러 값은 올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래도 역시 믿을 건 달러밖에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3일 97.5로 지난 9일(94.9)보다 3% 가까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기준금리를 내리고 재정을 푼다고 할지라도 상반기까지는 극도의 위험 회피 성향으로 인해 달러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 빠질 수도

전문가들도 금융시장 대혼란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 우한 코로나로 불거진 경제 위기에 대해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금세기 가장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리 브라크만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요한 질문은 바닥에 도달했느냐는 것”이라며 “내 생각에 아직 중간밖에 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한 코로나가 창궐한 국가들은 자금이 말라 세계를 상대로 손을 벌리는 지경이다. 이란은 12일 국제통화기금(IMF)에 50억달러를 긴급 요청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국) 경제 규모 3위인 이탈리아는 전 국가가 마비되며 재정 위기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250억유로(약 34조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13일 유럽으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실시한 미국도 경제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조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분기(4~6월) 미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1% 마이너스 성장하고 3분기에도 비슷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뒷걸음치는 ‘경기 침체(리세션)’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한 2008년 4분기(-2.1%)와 2009년 1분기(-1.1%)가 마지막이었다.

조업재계율 90% 넘는다는 中…사실일까?

중국 농민공, 절반 여전히 돌아오지 못해 생산회복·근로자 복귀, 조업재개 보다 늦어 조업 재개했어도 정상화까지 시간 걸릴듯

“중국의 중대형 기업들은 3월 말이면 조업재개(복귀)율이 90.8%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그중 제조업은 94.7%까지 오를 전망이다.” 지난 2월말 중국 국가통계국은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발표하면서 “현재 기업들의 조업재개율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3월 지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중국신문망이 4일 중국 31개 성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정 규모 이상의 공업 기업(연매출 2000만위안 이상) 조업재개율이 80%가 넘는 곳이 21개성에 달했다. 구이저우성은 100%였고, 저장성(99.8%), 장쑤성(99%), 안휘성(98.1%), 산둥성(98%)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쓰촨성(95.4%), 충칭(95.1), 상하이(94.5%) 등 대도시도 뒤를 이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11일 처음으로 생산재개를 지시했고, 이어 21일 16가지 지침을 전제로 기업들의 업무 재개를 독려했다. 이후 지역 소재 기업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2월말로 갈수록 조업재개율도 크게 상승했다. 이 숫자만 놓고 보면 중국 경제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지난 10일 국무원 기자회견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농민공이 아직 고향에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농민공은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이주한 중국의 노동자들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농민공은 2억9077만명이며 이중 1억7425만명이 고향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같이 많은 인력이 여전히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는데 공장이 예전처럼 운영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조업재개율이라는 통계가 주는 착시효과다. 기업이 조업을 재개했다는 것일 뿐 이것이 정상화가 됐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상하이와 지린성의 경우 생산회복률은 각각 65%, 79.6%로 조업재개율 94.5%, 87.8%보다 낮았다. 근로자 복귀율을 발표한 허난성(49%) 안휘성(70%) 등도 조업재개율 보다 크게 낮은 회복률을 나타냈다. 대부분 지방정부는 조업재개율만 발표하고, 근로자 복귀율이나 생산회복률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중국 공장의 정상화가 정확히 얼마큼 이뤄졌는지는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조업을 재개한 것과 직원이 출근한 것, 생산이 회복된 건 다르다”며 “조업을 재개했어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 업종도 마찬가지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6일 택배·우편 관련 업계 조업재개율은 90.2%에 달했고 생산율은 80%를 넘었다. 사흘 후인 9일 관련 업종의 조업재개율은 92.5%로 2.3%포인트 상승했지만, 생산율은 여전히 80%에 머물렀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자동차공업협회를 인용, 후베이 밖 300개 이상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90% 가량이 가동을 재개했지만, 직원들 복귀률은 80% 정도라고 지난 9일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당장 정상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시 곳곳이 봉쇄되면 물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원자재 확보가 어려운 상황인데다 직원들이 도시로 돌아온다고 해도 14일 간의 격리 기간이 지나야 정식 출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장을 재가동하더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직원이 나타나면 공장 가동을 다시 멈춰야 하는 불확실성도 남아있다.

그래픽=김정훈 이데일리 기자

민주당 비례 순번투표 하루전···후보 추천문자 돌았다

14일 낮 12시부터 시작되는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 순번확정 투표를 앞두고 특정 후보들을 추천하는 당 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 회장단(이하 회장단) 명의의 통지 문자가 돌아 불공정 경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날 밤 민주당 중앙당 선관위는 급히 회장단 측에 해당 문자 유포를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13일 유포된 ‘더불어민주당 기초자치단체장 협의회 회장단’ 명의의 글에서 회장단은 “후보의 자치와 분권 지향성 및 당 인사영입 취지와 당 헌신성 등을 고려했다”며 “다음과 같이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치ㆍ분권 후보’로 ▶당 자치분권 주도 인사 A후보 ▶복지정책 전문가 B후보 ▶지방재정분권 전문가 C후보를 열거했다. 이어 ‘당 영입인사 후보’로 ▶장애인 D후보 ▶전직 장성 E후보 ▶외부 단체 활동가 F후보 ▶국제기구 출신 G후보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당 취약지역 후보’로는 영남지역에서 오랜 기간 당에 헌신한 인사로 소개한 H후보를 꼽았다. 회장단은 그런 다음 “중앙위원 투표권자 500여명 중 우리 시장ㆍ군수ㆍ구청장 숫자가 149명으로 가장 많은 만큼 전략적 투표가 필요하다”며 “내일(14일) 토요일 12시부터 진행될 예정인 비례대표 선출 온라인투표에 적극 참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특정 순번을 놓고 경쟁하는 제한경쟁분야(1번 여성ㆍ장애인, 2번 외교ㆍ안보, 9번 취약지역, 10번 사무직 당직자)와 일반경쟁분야로 나뉜다. 일반경쟁분야 21명은 지난 11일 국민공천심사단 투표를 통해 선발됐고, 제한경쟁분야 후보 10명과 함께 14일 당 중앙위원회 투표를 통해 순번이 최종 확정된다. 그런데 중앙위 투표를 하루 앞두고 특정 후보 추천 통지문이 돌자 민주당 내에서는 “선출직 단체장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에 어긋난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57조의 6(공무원 등의 당내 경선운동 금지) 제2항은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해 당내 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민주당 한 비례대표 후보 측은 “선거법 위반은 물론 ‘당 소속 공직자는 줄세우기나 사조직 가입ㆍ참여를 권유 또는 강요하는 행위 등으로 당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못한다’고 돼 있는 당헌에도 어긋난 불공정 행위”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 선관위 공명선거분과 측은 13일 밤 회장단 측에 문자를 보내 “밤 늦게 죄송한데 (특정 후보 추천) 문자가 유포되어 당 선관위에서 심히 우려하고 있다”며 “선출직 공직자나 중앙위원 등 당직자는 당 윤리규범에 따라 당내 선거에서 중립 의무가 있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경선이 공명선거가 될 수 있도록 문자가 더 이상 유포되지 않도록 중단해주기 바란다. 기초단체장님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당 선관위가 중앙위원들에게 배포한 선거인 명부에 특정 비례대표 후보를 ‘영입인재’라고 표시한 것을 두고도 불공정 논란이 제기됐다. 여성ㆍ장애인 제한경쟁분야에 신청한 홍서윤 후보(한국교통안전공단 비상임 이사)는 13일 당원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당에서 영입한 후보자를 선거인 명부에 ‘영입인재’라고 표시한 것은 그 후보자를 찍으라는 얘기나 다름 없는 것 아니냐”며 “영입인사들에게 특별대우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선거에서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선 압승을 위해서라도 당내 경선에서 공정성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막말-단일화-북풍에, 눈앞의 ‘1당 꿈’ 수포로

총선 한 달 앞… 역대 사례로 본 막판 변수들

“진짜 선거는 이제부터 시작이지.” 20년 넘게 여의도 정치권에서 선거를 관찰해온 한 중진 의원은 “역대 사례를 보면 선거가 다가오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부동층의 표심이 흔들리면서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나 올해 4·15총선은 예상치 못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의 여파와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 탄생 등으로 선거의 판세를 더욱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다가오는 16일로 4·15 총선이 30일 남은 가운데 역대 선거를 좌우했던 막판 주요 변수를 살펴봤다. ○정동영 김용민 윤상현… 총선 망친 ‘실언’ ‘막말’ 선거 막판 부동층의 표심을 좌우할 주요 변수 중 하나는 말이다. 누가 실언과 막말을 하느냐가 살얼음 같은 표 대결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곤 한다. 2004년 4월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가결시키면서 민심의 ‘역풍’을 맞았다. 당시 탄핵안 가결에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이어지면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200석 달성’이 거론될 정도로 압도적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선거를 불과 2주가량 앞두고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터졌다. 당시 정 의장은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60,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했다가 중년과 노년층의 반발을 불러왔다. 정 의장의 막말로 열린우리당의 압도적인 우세였던 총선 판세가 요동치기 시작했고, 정 의장은 자신의 비례대표직을 포기하고 단식에 들어갔지만 열린우리당은 전체 299석 중 152석을 차지해 아슬아슬하게 과반 의석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끈 한나라당은 처음에는 개헌 저지선(100석)을 달라고 읍소하다가 121석을 차지하며 선전했다. 2012년 19대 총선을 3주가량 남긴 시점에서는 당시 팟캐스트 라디오 ‘나는 꼼수다(나꼼수)’ 진행자 출신의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팟캐스트에서 여성, 노인, 기독교 비하 막말을 쏟아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후보는 “(성폭행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풀어 라이스(전 미 국무장관)는 아예 강×을 해 죽이는 거예요” “한국 교회는 범죄 집단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김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가 날로 커졌지만 ‘나꼼수’ 팬덤을 의식한 민주당 지도부는 그의 공천을 거두지 않았다. 정권 말 이명박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등 당시 정부 여당에 대한 따가운 민심 속에 과반 의석을 바라보던 민주당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127석에 그쳤다. 새누리당은 예상 밖의 과반 의석(152석)을 얻어 19대 총선에서 승리했고 이 기세로 그해 대선에서도 이겼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지도부가 나꼼수 눈치를 보다가 후보를 정리하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막말의 주체가 새누리당으로 바뀌었다. 당시 친박(친박근혜) 핵심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벌어진 당청의 공천 신경전 과정에서 청와대에 호락호락하지 않던 김무성 당시 대표를 원색 비난했다. 김 대표 역시 전북 전주 지원 유세를 하다 “전북은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돌아온 게 무엇이 있느냐. (전북 사람들은) 배알도 없느냐”고 말해 논란이 됐다. 절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자신하던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선거를 앞두고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결국 2016년 4월 총선 결과는 122석을 얻은 새누리당이 123석을 얻은 민주당에 1석 차이로 패배했고, 원내 1당의 지위는 야당에 넘어갔다.

○선거 때면 등장하는 선거연대와 후보 단일화

최근 선거에서 같은 진영 내 후보 단일화는 ‘선거의 필승 공식’처럼 여겨졌다. 역으로 분열은 곧 패배할 가능성으로 이어졌다. 실제 주요 선거에선 ‘합종연횡’에 성공한 진영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1997년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의 김대중 후보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79석을 얻는 데 그치자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전 총재와 연대했다. 김 후보는 ‘공동 정부’와 ‘총리직 제안’으로 DJP연합을 성사시켰다. DJP연합은 호남-충청 지역 연대로 세(勢) 규합에 성공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여기에 무소속 의원이었던 박태준 의원도 연대에 합류하면서 결국 ‘DJ 대선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보수 세력 일부를 통합시킨 김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39만 표 차이로 따돌리고 첫 수평적 여야 간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2002년 대선에서도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후광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와 단일화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당시 노 후보는 정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에서 승리한 뒤 그 기세를 이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양자 대결 지지율 차이를 크게 좁혔다. 이후 노, 정 후보는 합동 유세를 벌이면서 단일화 효과를 이어갔다. 대선 하루 전날인 12월 18일 오후 10시경 정 후보가 노 후보 지지를 철회했지만 이는 진보진영 지지층 결집이라는 후폭풍을 불러왔고, 노 후보는 16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2011년과 2012년에도 ‘야권연대’가 큰 변수로 작동했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승리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지율 50%에 육박한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5%대 후보였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조건 없이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고, 박원순 후보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를 거둬 완벽한 야권 단일화를 이뤘다. 박원순 후보는 본선에서 손쉽게 당선됐다. 반면 2012년 12월 대선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 전략이 실패로 귀결됐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대선을 26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후보직 자진 사퇴로 사실상 진보 진영의 대표 후보가 됐다. 이어 통합진보당 이정희,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대선 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당시 안 후보는 문 후보와 제대로 된 합의 없이 갑작스럽게 후보직을 사퇴하는 등 단일화 과정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지지층 결합의 효과 역시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이 정면 승부를 벌인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는 51.6%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2년 4월 19대 총선 역시 야권은 역대 총선에서 가장 강력한 단일화를 이뤄냈지만 그 결과는 패배였다. 당시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가 ‘통합진보당’으로 합치면서 진보세력의 통합이 이뤄졌고, 민주통합당이 이들과 또다시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당시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었지만 선거는 새누리당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과거 선거 영향 컸던 북풍… 최근엔 영향력 줄어

1990년대까지 북한발 ‘북풍(北風)’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소재였다.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사흘 연속 무장시위를 벌였다. 승부처였던 수도권에서 우세를 보이던 야당 새정치국민회의는 북한군의 무장시위 이후 기세가 꺾였다. 결국 집권 여당인 신한국당이 139석을 얻어 79석을 얻은 새정치국민회의와 50석을 얻은 자유민주연합을 누르고 총선 승리를 거두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오면서 선거에서 북한 변수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기 시작했다. 16대 총선을 사흘 앞둔 2000년 4월 10일, 김대중 정부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평양에서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발표했지만 ‘신(新)북풍’이라는 민심의 반발을 불러왔고, 보수층과 영남 표 결집을 야기했다. 결국 선거에서 당시 1당을 기대했던 새천년민주당은 115석을 얻어 133석을 얻은 한나라당에 패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북한이 핵동결 해제를 선언하면서 2차 북핵위기가 터졌지만 선거를 앞두고 큰 변수가 되지 않았다. 이후 2007년 대선을 두 달여 앞둔 10월 4일,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육로로 방문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그러나 당시 정권 교체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고,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48.7%를 득표해 26.1%를 얻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압도했다. 2010년 3월에는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두고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과의 적대적 국면 속에서 보수 세력의 선거 우세가 점쳐졌지만 당시 한나라당은 16곳 광역단체장 가운데 6곳에서만 당선자를 내면서 야당에 패배했다. 2012년 12월 14일에는 대선 투표를 5일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부산 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선거에서 이 사실을 집중 공격했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은 수세적인 입장에서 선거를 치러야 했다. 이에 반해 2018년 6월 지방선거는 1, 2차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및 6·13선거 전날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 정상회담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민주당의 압승으로 이어졌다.

‘스텔스 공관위’로 초반 호평… 막판 공천잡음 일자 “내가 책임”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 사퇴 영남권 비토-김종인 반발속 친문 논란 김미균 공천 결정타 김형오 “모든 화살 나한테로”… 공천결과 사수 계산도 작용한듯 당내 “집안싸움 계속 커지면 그간 쇄신 노력 잊혀질까 우려”

지금까지 무난하게 굴러갔던 미래통합당의 총선 로드맵이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라는 복병을 만났다. 김 전 위원장이 13일 공천 작업 마무리를 눈앞에 두고 전격 사퇴를 발표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서울 강남병 공천(김미균 시지온 대표) 논란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동안 자신을 겨냥한 영남권의 비토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공천 비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강남병 후보 추천을 철회한다.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한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모든 화살을 나한테 쏟아라. 화살받이가 되겠다”며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하기로 했다. 공관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퇴 결정이 김종인 전 대표와 연관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전혀 관계없다”고 했다. 김 전 대표가 문제 삼은 서울 강남갑(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강남을(최홍 전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사장) 공천 변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천은 이미 끝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영입을 하면 사천(私薦)이라 그러고, 옛날 사람이나 경륜 있는 분을 추천하면 ‘이거 뭐 돌려 막기냐’ 이런 식”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날 공관위가 김미균 대표에 대한 공천을 발표한 후 김 대표의 페이스북 등에서 문재인 대통령 선물 게시물 등에 대한 제보가 당으로 다수 접수되며 ‘친문 논란’이 일자 김 전 위원장의 고심이 깊어졌다고 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의 추석 선물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다정한 선물을 받았다” “편지를 여러 번 읽어봤다”고 썼다. 또 2016년 12월에는 시지온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기원 촛불집회를 지상파 방송사와 라이브 중계하는 데 기술 서비스를 제공했고, 정권이 바뀐 뒤에는 문 대통령의 핀란드 순방길에도 동행했다. 김 대표는 공관위 면접 당시 민주당과도 비례대표 또는 지역구 출마를 논의했던 전력 때문에 공관위원 사이에서도 논쟁이 일었다. 한 공관위원은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여러 경로에서 추천이 들어온 인재라는 점과 여성, 청년, 기업가 상징성을 더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관위 관계자는 “12일 밤에 공천을 철회해야 한다는 보고가 올라갔다.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사퇴 기자회견 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하루아침에 문빠가 되어 있더라”며 “전혀 아니다. 기업인으로서 정치 교류를 했던 것이지 누군가 강하게 지지했던 게 전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40분 뒤 기자회견에서 곧바로 공천 철회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초반 현역 컷오프를 위해 조용히 물밑 작업으로 불출마를 설득하며 호평을 받았지만 공천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물갈이 대상이 된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일부 인사에 대한 ‘사천 논란’으로 공격을 받았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사퇴 결정으로 강남병 공천 철회, 사천 논란, 컷오프 잡음을 한꺼번에 묻고 자신의 공천 결과를 지켜내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선대위원장으로 유력한 김종인 전 대표를 겨냥하고 있다. 공관위 관계자는 “그동안 공관위가 미래지향적 공천을 해왔는데, 과거 지향적인 인물에게 바통을 넘겨선 안 된다. 김 전 대표의 정체성은 민주당에서 의원을 지내고 대통령 후보를 꿈꾼 사람 아니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김 전 대표와 김 전 위원장 간 갈등 구도가 표면화된 만큼 총선 판도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합당 관계자는 “선대위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집안싸움이 커지면 그동안 컷오프 등 당 쇄신 노력이 잊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